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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영포자의 영어 발음을 파괴하는 원흉 (8: 글자가 발음 학습을 방해한다)

by Good.PhD 2025. 3. 24.

글자는 소리를 담는 그릇이다. 그래서 원어민은 글자를 보면 그 발음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문제는 자신의 모국어 발음을 기준으로 글자의 소리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자와 소리를 연결시키는 시점부터 다른 언어의 소리를 따라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즉 텍스트에 매여서 언어의 본래 소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된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I like flowers를 '아이 라이크 플라워'라고 바꿔 읽는 순간 발음 파괴가 발생한다. 한국어에는 f 발음이 없다. 그래서 f 발음과 가장 유사한 'ㅍ' 발음으로 종종 표기한다. 그러다 보니 f 를 ㅍ과 동일시 하는 우를 범한다. 그러면 한국인의 혀는 영어 원어민의 혀와 다른 구조를 갖고 있어서 f 발음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f 발음의 소리를 따라하려고 노력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f 발음을 들으면서도 ㅍ 발음을 떠올리기 때문에 원어민의 소리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신이 편한대로 발음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f 발음을 결국 하지 못한다. 반면에 아직 글을 모르는 아이의 경우 글자와 소리를 연결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소리를 훨씬 잘 따라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언어를 더 빠르게 배우는걸지도??

 

Te amo (I love you) 스페인어인데, 한국 사람은 발음하기 쉽다. 왜냐하면 스페인어에서 t는 우리나라 ㄸ발음하고 비슷하다. 그래서 위 문장을 읽으면 '떼 아모'라고 읽는다. 하지만 미국 사람은 ㄸ발음을 어려워한다. 영어에 ㄸ발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Te를 보는 순간 영어에서의 t처럼 발음한다. 그래서 '테 아모'라고 발음한다. 스페인어의 발음이 우리나라 말로 표현하기 쉽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이 더 유창한 스페인어 발음을 하기에 유리하다. 미국 사람이 Te amo의 원어민 소리를 아무리 들어도 '떼'라고 발음하기 굉장히 어려워 한다. 왜냐하면 Te의 t 발음에 생각이 묶여있어서 끝까지 '테'라고 발음한다.

 

글을 모르면 오히려 소리에 집중해서 더 소리를 잘 따라하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 언어를 배울 때 꼭 읽으면서 배울 필요는 없다. 소리를 먼저 배우고, 그 이후에 글자를 배우는 것이 더 좋은 발음을 갖게 되는데 유리하다. 이 개념은 중국어 배우다가 알게되었다. 한문을 잘 못해서 중국어를 잘 읽지도 쓰지도 못한다. 하지만 말은 할 수 있다. 소리만 따라하면 되기 떄문이다. 그래서 글자 배우는건 어려워서 소리를 따라하면서 배우다 보니, 글자를 익히지 않아도 언어를 익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생각해보라 미국사람중에 문맹이 있지만 그 사람은 여전히 원어민이다...)

 

그래서 처음 언어를 배울 때 글자에 집착하기 보다는 소리를 따라하는데 집중한다. 그러면 좀 더 배우기 수월하다. 소리를 먼저 익힌 후에, 그 소리를 어떻게 글자로 표현하는지 나중에 별도로 배우는 것이 언어의 본래 좋은 발음을 배우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