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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멍거는 AI기업을 어떻게 평가할까?

by Good.PhD 2025. 4. 8.

'찰리 멍거의 말들' 현인들의 현인이라 불리는 찰리 멍거가 했던 어록들을 정리하고 그 말들의 의미를 설명해준 책. 영어 원문과 국문 번역이 함께 소개 되어 있고, 어록에 대한 설명은 국문으로만 제공된다. 찰리 멍거가 했던 말들을 짧게 유튜브로 소개해준 영상들을 최근에 보게 되면서 알게 된 분. 2023년 11월에 고인이 되셨다.

영문 제목이 The tao of Charlie Munger라고 되어 있다. Tao를 찾아보니 '도'라는 뜻이란다. (유교에서 말하는 '도'를 의미. '도를 아십니까?' 할 때 사용되는 '도') 찰리 멍거의 도... 영어 원제에서는 단순히 어록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라는 뜻을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책에서는 4가지 주제로 분류해서 찰리 멍거의 어록을 소개한다. 일부 어록은 그냥 문장만 읽었을 때는 이해가 잘 안됨. 어록에 내가 잘 모르는 기업도 등장하기도 함. 그래서 어록에 대한 해설이 있어야 이해가 가능했다.

1. 투자

2. 사업

3. 경제

4. 삶

 

이 4가지 주제 중 가장 길이가 긴 것은 삶에 대한 부분이다. 결국 투자라는 것도 행복한 삶을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 4가지 주제에 대한 어록보다는 그 전에 나온 찰리 멍거의 삶에 대한 부분이 더 인상깊었다. 아래는 책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

 

1. 투자 공부

찰리 멍거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매일 1시간 씩 투자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주식 투자로 유명하다고 생각했는데, 처음에는 부동산으로 시작했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시작한 투자가  본업이 되었고, 그 이후에도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흥미로운 부분은 찰리 멍거가 공부할 때 투자에 대한 것만 공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상학을 전공했다고 나오는데, 그 외에도 다양한 책들을 계속 읽어서 과학 분야에 대해서도 박식했다고 한다. 그리고 시장을 이해하는데 이렇게 다양하게 공부한 모든 내용이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매일 굉장한 양의 독서를 한다고 한다.

 

2. 투자자라는 직업

찰리 멍거는 투자자라는 직업은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좋은 업이라고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은 경험이 계속 유효하며, 나이가 들어서 힘이 없을 때에도 읽고 생각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투자를 업으로 한다는 것에 대해서 이유없는 거부감이 있었는데, 찰리 멍거의 투자자에 대한 설명을 통해 투자를 배우는 것이 인생 동안에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은퇴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하고 싶은 공부를 계속 하기 위한 것도 있다. 읽고 싶은 책이나 강의를 제약 없이 공부하고, 실험하고 싶은 것들도 자유롭게 실험해보고 싶다. 현재는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하고 있지만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삶을 만들어내고 싶다.

 

3. 씨즈 캔디 (See's candy)

최고의 투자 중 하나로 씨즈 캔디를 꼽는다. 씨즈 캔디가 최고의 투자였던 이유는 재투자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도 수익을 지속적으로 상승시켜 왔기 때문이다. 최악의 투자로는 항공 사업을 꼽는다. 경쟁이 치열하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재투자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이 모두 설비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지속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에 씨즈 캔디는 초기 설비 투자비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려왔다. 수익은 다시 설비에 투자되기 보다는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그래서 최고의 투자였다고 한다.

사업에서의 성공 여부는 매출만 봐서는 알 수 없다. 지출을 어떻게 떨어트리는지가 관건. 씨즈 캔디는 수익을 올리면서 지출을 낮게 유지했기 때문에 좋은 사업. 이 책에서 소개하는 좋은 사업을 보면서 내가 생각했던 사업은 좋은 아이템일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음. 특히 인공지능 분야는 경쟁이 극도로 치열한 상황. 인공지능 모델 자체로 수익을 내겠다고 하면 끊임없는 재투자가 요구된다. 게다가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사용료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오픈 모델이 나오면서는 무료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인다. (Amazon bedrock에서는 초저렴한 모델도 제공한다)

인공지능이 인건비 감소와 설비 자동화에 활용될 수 있기 떄문에, (그리고 인공지능 활용이 점점 쉬워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 사업들 중에서는 자동화를 통해 지출을 떨어뜨리면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현재 상황에서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곳 보다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곳이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4. 행복한 삶

노년에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을 주변에 많이 두는 것. 이것이 결과적으로는 행복한 삶을 만들어 줄 것이다. 삶에 대한 어록이 많았지만 이 내용이 가장 인상깊었음. 노년까지 같이 갈 수 있는 좋은 사람은 정말로 많지 않다. 김승호 회장님도 평생을 함께 할 좋은 친구 1명을 갖고 있다면 대단한 일 이라고 했고, 그 만큼 평생을 함께 할 좋은 친구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업이 바뀌고 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에 연락하던 사람들도 바뀌게 된다. 일에 바빠서,, 공부해야 될 게 많아서 정신없이 살다보니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잘 못 기울였는데,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꼭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 특히 가족에게 소홀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가족들을 위해서 수고하고 있으니 이해해주겠거니... 하지만 막상 시간을 충분히 내주지 못하는 부분에서 서운함을 느끼는 부분도 많은 듯.

 

책 두꼐에 비해 글은 별로 없다. 어록도 짧고 해석도 1장을 넘어갈까말까 하기 때문. 가볍게 읽어볼만한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