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심 탈렙의 저작을 차레대로 읽고 있다. 책 간에 반복되는 내용은 없다. 그 다음 작품에서 전작의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을수록 배우는 것이 많아서 굉장히 유익.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1) 행운에 속지마라
2) 블랙 스완
3) 안티프래질
4) 스킨 인더 게임
검은 백조는 희귀한 사건을 말한다. 백조는 대부분 하얀색 개체다. 하지만 검은색 개체도 존재한다. 18세기까지 유럽에서는 백조는 모두 흰 색이라고 생각했었다. 검은 백조가 우연히 발견되면서 백조가 흰 색이라는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밝혀졌다. 검은 백조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희귀한 사건의 상징이 되었다. 금융 시장의 폭락과 같은 사건. 해리포터 같은 베스트셀러의 등장. 모두 검은 백조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이기 때문이다. 해리포터의 사례처럼 검은 백조가 항상 부정적인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1. 칠면조가 있었다. 주인은 날마다 칠면조에게 음식을 공급했다. 칠면조는 점점 더 주인을 좋아하게 되었다. 아무런 의심 없이 주인을 믿게된 칠면조는 어느날 갑자기 주인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이 사건은 칠면조에게는 검은 백조다. 칠면조는 주인에게 잡아먹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주인에게 이 사건은 검은 백조가 아니다. 추수감사절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2. 전문가들의 예측은 빗나가고 검은 백조가 나타난다. 시장이 붕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왜 전문가들은 늘 예측에 실패하는 것일까? 이론을 굳게 믿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평범의 왕국에 살고 있다고 믿는다. 모든 사건이 이론대로 정규분포 (normal distribution) 확률을 따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우리는 극단의 왕국에 살고 있다. 정규분포의 꼬리 (tail)에 위치한 극히 낮은 확률의 사건들이 이론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론에 근거한 의사결정이 아니라 실전 경험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해야 검은 백조를 피할 수 있다.
3. 검은 백조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다. 예측할 수 있다면 이미 검은 백조가 아니다. 칠면조 주인에게 칠면조가 잡아먹히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911 테러도 많은 사람에게는 검은 백조지만, 테러리스트들에게는 검은 백조가 아니다. 그들이 계획하고 준비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검은 백조를 피하는 방법은 검은 백조가 나타날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4. 가우스 정규분포 (Gaussian normal distribution)은 종모양의 확률 분포다. 하지만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 중 정규분포에 따라서 발생하는 사건이 얼마나 될까? 이 세상은 정규분포의 끝 (tail) 부분에 해당하는 희귀한 사건들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규분포에 따라 사건이 발생한다는 가정 하에 여러가지를 예측하려고 한다. 그래서 예측은 늘 틀린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평범(normal)의 왕국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극단(tail)의 왕국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늘 검은백조에 노출되어 있다.
5. '증거 없음'과 '없음의 증거'를 헷갈리기 때문에 검은 백조를 만나게 된다. 검은 백조를 한번도 본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검은 백조에 대한 '증거가 없다' 하지만 내가 검은 백조를 한 번도 못 봤다고 해서 '검은 백조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둘은 다른 것이다. 병원에서 암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다. 이것은 암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의미다. 암세포가 없다는 증거는 아니다. 검사에서 암세포를 찾아내지 못했지만, 여전히 암세포는 남아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암이 재발하는 것이다) 암에 대한 증거 없음이 암이 없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암세포가 없다는 증거를 얻어내는 것은 더 많은 분석과 검사를 요구하는 일이다.
6. 이야기는 우리에게 편향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이야기를 더 쉽게 기억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건 사이에 인과관계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한다. 사건이 발생한 후에는 전문가들이 나타나서 여러가지 해석을 제시한다. 일이 발생한 후에는 모든 것이 명백해 보인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하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 사건은 여러 경우의 수 중 하나에 불과했다.
7.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 중에 전문가로 입증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 분야의 변화가 빠르다면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은 진정한 의미에서 전문가가 될 수 없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곳에서는 전문가의 예측치와 무작위로 아무 숫자나 골라낸 것이 가치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는 자신이 무능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비극이 발생하곤 한다. 전문가들의 흔한 변명 '이번에 일어난 사건은 전혀 다른 사건이었습니다.', '거의 맞췄다.'
8.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는 공사 기간과 공사 비용 모두 크게 오차가 발생했다. 지체가 많이 될 수록, 비용이 더 많이 초과될 수록 앞으로 완성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거라고 예상하게 되었다. 공사가 100일 지연되었다면, 완공까지는 150일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공사가 600일이 지체되면, 완공까지는 1500일은 필요하다고 계획을 수정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업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실제로 필요한 금액보다 적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9. 과거의 데이터에서는 경향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그 경향이 앞으로도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과거의 데이터는 사람들에게 상식이 된다. 그리고 상식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해보려고 한다. 문제는 극단의 왕국에서는 그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식이 10년 동안 상승했다면, 주식이 상승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상식이 된다. 그래서 10년 후에도 주식이 과거 10년과 같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그리고 검은 백조를 만나게 된다.
10. 부자에 대한 평가 기준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파레토의 법칙에 따르면 부의 80%는 20%의 인구에게 집중되어 있다. 20%는 부자인 셈이다. 하지만 이 20% 내에서도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될 수 있다. 즉 부자들의 전체 부 80%는 상위 20%의 부자에 의해 소유된다는 것이다. 이 상위 20%의 부자에 대해서도 다시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세상의 부는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다. 부의 분포는 극한 비대칭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부자가 많아진다고 해서 가난한 사람이 많아지는 것 또한 아니다. 부는 비대칭적인 분포를 이루고 있으며, 부가 새로운 부를 계속 창조해나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균에서 벗어나 극단을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11. 투자에 있어서는 희의론적 경험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폭넓은 현상을 대체로 옳게 설명하는 것을 추구한다. 확률을 쉽게 계산해낼 수 없다고 믿는다. 아는 것 뿐만 아니라 잘 모르고 있는 것들도 함께 고려해서 사고한다. 실질적으로 기능을 정교하게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광범위한 사건을 비교적 올바르게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플라톤주의자들은 이론적 설명틀에 기반해서 모든 것을 알아내려고 한다. 정밀함을 추구하지만 심각한 오류가 있으며, 논문에 의존한다. 모든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계획을 수립한다. 그래서 어설픈 과학 위에서 행동하게 된다. 협소한 틀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을 만들려고 한다. 플라톤주의자들이 검은 백조를 만나는 이유다.
12. 지하철을 타려고 뛰어간 사람은 지하철을 놓쳤을 때 아쉬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지하철을 타겠다고 굳이 뛰어가지 않는 사람은 지하철을 놓쳐도 아쉽지 않다. 남들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성공을 이루지 못한 것이 고통으로 느껴진다면, 남의 생각을 추종했기 때문이다. 남들을 따라서 살지말고 스스로 인생의 기준을 설정하고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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