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 (GRIT) 오래전부터 집에 있던 책. 자기계발서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에 많이 읽어보고 있다. 집에 원서로 있어서 (...) 잘 안 읽기도 했지만, 단어를 살펴보니 애초에 번역이 불가. 4개의 영어단어 앞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근성: Gut
회복성: Resilience
진취성: Initiative
끈기: Tenacity
집에 있는 원서를 읽어볼까 잠깐 생각했지만,,, 완독을 못 할 것 같아서 도서관에서 번역본을 보기로 했다. 그런데 책이 대출 중이어서 그릿이 제목에 들어간 책으로 그냥 읽었다. 짧아서 큰 부담도 없었고, 이 책을 읽고나니 그릿을 처음 제안한 앤젤라 더크워스의 책에 대한 기대감도 생겼다.
그릿은 결국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나가는 것. 중간에 마음이 꺾이더라도 다시 회복하고 도전해서 진전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4가지 단어의 의미를 복합적으로 갖고 있는 용어다. 그런데 책에서 인상깊었던 점은 모든 일에 대해서 그릿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포기해야 할 것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내가 꼭 이뤄야 하는 것에 집중해서 그릿을 갖고 해내라는 뜻. 고3 시절 이과였는데 모든 과목 성적이 안 좋아서 굉장히 우울했다. 시간은 1년밖에 없고 해서 진학에 가장 중요한 수학만 집중하기로 했다. 모든 것을 할 수 없으니 한 가지에 집중하기로 했고, 수학만큼은 그릿을 갖고 꾸준히 해나가면서 수능에서는 좋은 성적을 얻었던 기억이 난다. 선택과 집중의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고, 포기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그릿을 갖고 할 것이 아니라, 포기 해야 한다는 것.
사람들이 보통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매몰비용 때문이라고 한다. 이미 지출이 되어서 회수할 수 없는 비용 때문에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고, 불합리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진작에 포기했으면 더 좋은 의사 결정을 통해 좋은 결과를 나을 수도 있지만, 단순히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아까워서 하면 안되는 행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그릿을 갖기 위해서 필요한 것
1. 습관: 매일매일 꾸준히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남극 탐험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데, 남극 탐험에 성공한 팀은 매일 꾸준히 일정 거리를 이동한 반면, 실패한 팀은 날씨가 좋을 때는 많이 이동하고, 날씨가 안 좋은 날은 이동하지 않음. 불규칙적인 이동 거리가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2. 심적 회복력: 그릿을 지속하지 못하는 이유는 마음이 지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적으로 지쳐버리면 사람은 그 일을 계속 해내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몸이 지쳐서 지속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3. 집중과 휴식: 성공하려면 어마어마한 시간을 투자해야 되고 휴식 시간도 아껴서 노력해야 된다고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적절한 휴식이 없다면 자기 자신을 갉아먹게 되고 오히려 지속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휴식이 중요하다. 파레토의 법칙도 함께 소개하는데 80:20 법칙이라고도 부른다. 성과의 80%는 업무의 20%에서 발생한다든지, 부의 80%는 20%에게 집중되어 있다든지 하는 내용이다. 집중할 것에 집중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4. 고정 마인드셋 vs 성장 마인드셋: 마인드셋을 크게 2가지로 나눴다. 고정 마인드셋은 성인이 되면 성장이 멈추듯 각자 자신의 성장에 제한이 있다고 생각한다. 성장 마인드셋은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둘의 패턴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고정 마인드셋도 얼마든지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뀔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도 고3때까지는 고정 마인드셋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수능을 준비하는 1년동안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원래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고3 시절에는 어떻게든 이뤄야 하는 목표가 생기면서 포기하지 않고 시도할 수 있었다.
그릿이라는 내용을 처음 배웠지만 돌이켜보니 살면서 그릿을 갖고 열심히 했던 일들이 몇가지 있었다.
1. 외국어: 원래 영어를 진짜 못했다. 초등학교때는 좋아했는데, 중학교때 처음으로 문법을 배우면서 영어를 포기했다. 그 이후로 담을 쌓고 지내다가 교회에 다니면서 외국어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 교회에서 다른 국가로 해외 선교를 다녀온 후에 선교 보고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 내용을 들으면서 나도 외국어를 배워서 해외에 나가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영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영어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참 많은 비웃음이 있었다. 응원해준 사람보다는 무시하거나 비아냥 거리는 사람이 더 기억에 남는다. 다시 영어를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중간에 포기도 많이 했고, 그러다가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했다. 조금씩 10년 정도 하다보니 말문이 트이기 시작했다. 당시엔 서울에서 지냈는데, 서울에 외국인들도 많아서 지하철에서 계속 말을 걸면서 영어가 늘었다. 내가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었을까? 환경도 좋지 못했지만, 영어를 배우고 싶은 동기가 굉장히 강했고, 중간에 포기를 하긴 했지만 상당 기간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어를 배운 후에는 다른 언어도 도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은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언어가 여러가지 된다. 언어를 배운 과정을 돌이켜보면 그릿을 갖고 꾸준히 해나갔다. 잠깐 포기했던 시기는 잠깐의 휴식기였고, 휴식을 가진 후에는 다시 공부를 할 수 있는 마인드셋이 갖춰졌던 것 같다.
2. 대학원: 대학원에 아무 생각없이 진학했었는데, 그래서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대학원 중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기면서 정말 어려움이 많았다. 책임져야 하는 가족이 생기고 나서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그릿을 갖고 학위를 마무리 했던 것 같다. 학위를 얻은 것 자체보다는, 인생에서 정말 어려운 일도 해결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시기이기도 하다. 이 당시에 평일에는 엄청난 에너지를 쓰다보니 휴식이 필요했는데, 주말에는 연구와 전혀 상관없는 활동들을 한 것이 평일에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심적으로 지쳐있기도 했는데, 가족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고3 이나 외국어 배운 것보다 이 시기가 가장 크게 내적으로 성장한 시기라고 본다.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이제는 투자에 대해서 꼭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계속 책을 읽어오고 있다. 작년에 100권 정도 읽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이 없어서 올해부터는 매일 블로그에 조금씩 기록을 남겨서 책 내용을 좀 더 잘 기억해보려고 한다. 투자야 말로 내가 지금 그릿을 갖고 도전해야 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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