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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협상이다

by Good.PhD 2025. 3. 25.

세이노님이 추천하신 책. 나의 적이 절대로 읽으면 안되는 책.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 읽고 나니 세상이 달리 보인다. 모든 것이 협상 가능한 문제라는 관점을 갖고 나니 같은 상황에서도 덜 흥분하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달까? 책이 1권 2권으로 나눠져 있는데, 세이노님은 1권만 추천함... 1권만 읽어보고 2권은 아직 안 읽어봐서 모르겠음.

후기를 올릴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왜 혼자만 읽고 싶어하는 책인지 알것 같다. 그런데 책이 출간된지 한참 된 책이라... 내가 숨겨봤자,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그날 퇴근 길에 있었던 사건도 한몫 했음. 버스 기사님이랑 손님이랑 격하게 싸우는 버스에 올라탔는데, 사실 두 분이 그렇게 다툴 문제는 아니었음. 그 문제도 협상으로 접근했으면, 좋게 좋게 넘어갔을 일인데 .... 사람들이 협상에 대해서 안다면 주어진 상황에서 좀 더 잘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음. 인생에서 겪는 모든 문제는 협상의 문제다. 아이들에게 야채를 먹이는 것부터, 직장에서 연봉 협상까지 모든 것이 협상이다.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데 필요한 모든 방법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큰 차이는, 상대를 압살하면서 무지막지하게 이득을 취하는 협상 방법이 있고 (구소련식 협상 방법... 진짜로 책에 소개된 협상 방법 이름.), 서로 윈윈하는 협상 방법이 있다. 생각해보면 나는 보통 나한테서 무지막지하게 뜯어내려는 사람을 주로 상대해왔던것 같다. 그리고 이제까지 대응을 잘 하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음. 무지막지한 상대와 협상을 해야 한다면? 협상하지 않는 것이 방법이다. 이렇게 무자비한 협상 방법을 책에서 소개한 이유는? 독자들보고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식으로 협상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대응을 하기 위함. 그래서 내가 비열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지만, 동시에 비열한 사람에게 당할 필요도 없다. 그러한 전략을 꿰뚫어보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

 

특히 협상에서는 시간과 비용이 중요하다. 월남전의 종전을 위해 협상할 때, 미군 측은 1주일 단위로 호텔에 방세를 지불하면서 협상을 시작했지만, 베트남 측은 2년 6개월 임대 계약을 하고 협상을 했다고 한다. 누가 협상에서 이겼을까? 시간과 비용을 넉넉하게 잡고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이야기하기 전 모든 과정이 협상의 일부다. 그래서 정보를 모으고, 내 정보는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서로 정보를 숨기면서 밀고 당기기만 반복한다면 진전이 없다. 이럴 때는 서로를 적으로 인지하기 보다, 함께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동료라는 식으로 관점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결론을 낼 수 있다.

 

부동산 사장님께 전화드릴 일이 있는데, 대화가 참 어려웠다. 그런데 부동산 사장님이 나를 그냥 아무개로 기억하면 당연히 그 분 입장에서 나를 기억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내가 부동산에 전화하는 아무개가 아니라 그 분의 기억에 남는 개인으로 인지된다면? 대화와 대하는 태도가 바뀔 수 있다. 이렇게 협상의 여지를 조금씩 넓혀가는 것이 중요. 개인화 전략이라고 하는데, 기억이 많이 남았음. 개인화에 실패해서 협상 테이블에 가지도 못했던 사례들이 머리속에서 지나갔음.

 

너무 좋은 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지... 라고 양보했던 순간들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떠올랐다. 이때도 내가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했다면 결과가 많이 달라졌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음. 앞으로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