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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앱 하나 만들어 보려다 금융 플랫폼을 만들게 된 치과의사 이야기

by Good.PhD 2025. 9. 7.

제목: 유난한 도전 / 지은이: 정경화 / 출판사: 북스톤

 

간편 송금으로 유명해진 토스 앱을 만든 사람들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KTX 기차표 구매할 때 토스를 사용하고 있음. 토스 앱을 만들기까지의 여정을 담아낸 책.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읽으면서 넷플릭스 창업자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마크 랜돌프 저) 오랜만에 가슴 설레면서 읽었던 책.

 

창업자 이승건은 원래 치과의사였다. 하지만 개원을 미루다가 창업을 하게 되었다. 원래 꿈이 엄청 큰 사람이었던 것 같다. 선배가 벤츠 세단을 갖고 싶다고 했던 한 마디에 충격을 받았다. 비싼 외제차 장만 정도가 꿈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 의사로서의 삶도 보람있었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아이폰 출시 후 아이폰에 매료되면서 개원보다 더 가치있어 보이는 일을 해보기로 했다. 앱을 하나 만들어보자는 것이 시작점이었다. 실패하면 언제든지 돌아가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승건은 이태양이라는 개발자를 만나게 된다. 네이버에 입사가 정해져 있었지만 이승건과 같이 창업의 길을 가기로 마음을 바꾸게 된다. 1년 내내 둘은 헛발질을 했다. 이승건은 일주일에 두번은 페이닥터로 치과에서 일을 했는데, 이태양의 한마디에 페이닥터도 그만두게 되었다. (이태양은 이승건을 대장이라고 불렀다.)

"나는 다 버리고 뛰어들었는데, 대장은 여차하면 의사로 돌아가버리는 거 아냐?"

한 발을 다른 쪽에 걸치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두 발 다 온전히 담그기로 했다. 그리고 이승건은 비바리퍼블리카라는 이름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초라한 MVP에도 유저가 돈을 지불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앱 하나만 만들어보자고 시작했지만, 3년에 걸쳐 끝없는 실패를 겪었다. 토스는 9번째 제품이었다. 8번이 실패했던 것. 첫 제품에는 공을 많이 들였다. 특허도 등록했지만 사용자가 없었다. 2억이 넘는 돈을 들였지만 1년 4개월만에 실패를 인정하고 서비스를 접었다. 계속 다른 앱을 만들었지만 카카오톡이 유사 기능을 제공해버리면서 실패한 서비스도 있었다. 8번의 실패는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었어야 하는 것. 팀은 중요한 문제로 생각했으나 막상 유저는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경우도 문제였다. 그렇기 때문에 첫 시도가 가벼웠어야 했는데, 지나치게 공을 많이 들인 것이 문제였다.

이승건은 몇년간 함께 해준 동료들을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일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기로 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 빠르게 실험을 하다가 찾아낸 것이 간편 송금 아이디어였다. 이때부터 MVP를 가볍게 만들고 초기 반응이 약한 것들은 빠르게 포기했다. 이틀간 1만원 정도로 광고를 보냈는데 간편 송금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꽤 있다는 것을 파악해냈다. 기부금 납부 방법에서 송금 방법을 알아낸 후 바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흘간 2000명이 전화번호를 입력했다. 드디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낸 것. 간편송금 베타 서비스는 매주 8%씩 가입자가 늘어났다. 재사용률도 높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규제 때문에 서비스를 종료할 수 밖에 없었다.

 

사업은 팀 스포츠

서비스 종료 때문에 암담한 상황이었지만, 토스를 사용해본 후 토스에 매료해본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래서 비바리퍼블리카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다. 8번의 실패 후에 빠르게 실패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회사의 문화가 되었다. 그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에 매료되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팀에 합류하게 된다.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는 초기 투자자를 만나게 되었다. 경진대회에서 토스는 3위에 머물렀는데, 이는 투자사가 투자하고 싶어서 일부러 점수를 낮게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토스 내에서는 '해내세요'라는 말이 유행했다. 핑계를 대는 사람들에게는 변명하지 말라는 뜻.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는 사람에게는 응원의 메세지가 되었다.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이길 수 있는 이유

토스는 이제 막 시작한 초라한 서비스였다. 그래서 다양한 대기업에 의해서 꾸준히 위협을 느꼈다. 카카오에서 뱅크 월렛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도 그랬다. 이승건은 겁을 먹었지만, 팀원들은 그렇지 않았다. 다양한 대응 전략을 내놓았다. 카카오 뱅크 월렛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대기업이 쉽게 할 수 있는데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을까? 의문이 많이 든다. 실제로 스타트업의 장점은 빠른 속도와 실행력이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해서 시장에서 반응을 빠르게 얻어내는 것이 장점이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서 빠르게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

대기업은 덩치가 크다. 의사 결정도 느리다. 내부적으로 여러 아이디어가 있겠지만 의사 결정권자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하다. 대기업의 근본적인 한계 때문에 스타트업에게는 계속 기회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따라하는 것보다는 스타트업을 매수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는 이유다.

 

빠르게 실패해야 빠르게 성장한다

규제 상황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되었다. 핀테크 바람이 불면서 토스도 다시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사용자가 더 이상 빠르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사용자 100만명을 만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모든 은행에 손편지도 보내보고, 이미 연동된 은행 사용자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 찾아가서 가입율을 높이기 위한 홍보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송금 이후 결제로 사업을 확장해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 또한 검토 후에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래서 금융 플랫폼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5일 주기로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빠르게 서비스를 개선했다. 팀으로 고정하기에는 서비스가 너무 빠르게 변했기 때문에 가변적인 팀 개념을 만들었다. 실패를 통해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이 유일한 성공 방법이었기 때문에 주요 개발 목표에 따라 조직이 유연하게 운영될 수 있는 단위를 만들었다. 사일로가 만들어졌다가 실패하면 금새 사라지기도 했다.

토스대부는 끔찍한 실패 사례 중 하나다. 신용 등급이 엄격해서 기존에 대출을 받을 수 없던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기 위한 서비스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대부업에 달린 부정적인 어감 때문에 토스앱 탈퇴율이 치솟았다.

이승건은 우연히 문화상품권 판매에서 수익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대감이 없었던 서비스에서 수익이 꽤 높게 나오면서, 문화상품권 같은 아이템을 찾기 위해서 팀원들이 아이디어를 짜내서 실행에 옮겼다. 걔 중에는 팀 내에서 처음부터 반대를 받은 것도 많았으나 결과적으로 토스에 엄청난 이익을 안겨준 아이템들이 잔뜩 나오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는 배너 광고였다. 광고 투성이가 되면 사용자 경험을 헤칠 것이라 생각했으나 오히려 많은 인기를 얻은 아이디어였다.

 

회사가 성장하면 구조가 바뀌게 된다

회사 초기에는 제너럴리스트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만, 회사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면 그때부터는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토스도 성장을 하면서 초기 멤버들이 더 이상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생각해 퇴사를 하게 되었다. 규모가 작았을 때는 모두가 터놓고 대표와도 스스럼 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규모가 커지면서는 그렇게 운영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서비스도 처음에는 빠르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앱이 작동을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3개월 연속 비슷한 시기에 장애가 발생했는데, 그때부터는 속도 못지 않게 구동 안정성도 고려하게 되었다. 앱 디자인도 처음에는 뒤죽박죽이었다. 개발한 사람마다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파란색을 사용했다. 그래서 앱을 개발할 때 동일한 디자인이 유지되도록 기본적인 툴들을 만들어서 제공하게 되었다. 이러한 방향의 전환은 속도를 중요시 하는 사람과 완성을 중요시 하는 사람 간 갈등을 유발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 필요했지만,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책의 후반부에는 토스의 기업 가치가 1조를 넘어 유니콘 기업이 된 내용. 토스 뱅크를 설립한 내용 등이 나온다. 책의 앞부분. 회사를 처음 시작해서 팀을 만들어가기까지의 여정은 읽으면서 가슴이 설렜다. 회사가 규모가 커진 이후에는 그런 설레임은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계속 새로운 것, 어려운 일에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성공에 다가가는 모습은 그대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