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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이미 사용하고 있던 설득의 기술

by Good.PhD 2025. 8. 30.

제목: 설득의 심리학4 (작은 시도로 큰 변화를 만드는 스몰 빅의 힘)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 노아 골드스타인

역자: 김은령, 김호

 

설득의 심리학 마지막. 이로써 1~4권을 모두 읽었다. 마지막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 로버트 치알디니가 설득의 심리학 전문가를 양성한 적이 있다는 사실. 12명을 훈련시켰는데 역자 중 김호도 포함된다. 저자는 지금도 설득의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교육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아래는 공식 웹사이트

https://www.influenceatwork.com/

 

INFLUENCE AT WORK | Dr. Robert Cialdini Influence Training & Keynotes

Dr. Robert Cialdini's INFLUENCE AT WORK® is a professional resource to improve performance using principles of persuasion through influence training.

www.influenceatwork.com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에 대한 영상도 유튜브에 찾아보면 꽤 많다. 세바시 강연도 있고... 직접 트레이닝 받은 사람이라고 하니 영상을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김호만 검색하면 엄한 사람이 나와서 소속 (더랜에이치)를 같이 검색어에 넣어야 했다.

 

설득의 심리학 마지막 책은 설득 전에 시도하면 좋은 작은 전략들을 소개한다. 1권은 대중들이 설득의 기술에 당하지 말라고 작성한 책이었지만, 이후에 사람들이 자신도 설득의 기술을 사용해보고 싶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그 이후의 책들은 소개하는 관점이 살짝 바뀌었다. 2~3권에서는 전반적인 개념에 대해 소개했다면, 4권에서는 실제 설득의 기술을 적용한 사례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는 매우매우 사소한 것들이 소개된다. 총 52가지가 소개된다. 책에서 계속 강조한 원칙들이 실전 사례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 수 있다. 설득의 원칙은 바뀌지 않는다. 다만 상황과 환경에 따라 원칙을 적용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설득할 때 적용해야 할 것도 나오지만, 반대로 효과가 없거나 역효과가 나오니 피해야 하는 것도 소개한다. 예를 들면 재활용에 동참하도록 하면서 발생한 문제가 있다. 재활용에 동참하는 비율은 증가했으나 쓰레기 양도 같이 늘어나버린 것. 재활용만 강조하다 보니 자원을 더 아껴쓸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재활용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쓰레기 양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함께 보여줘야 한다. 재활용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원을 아끼려는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재활용 메세지를 배치할 때 쓰레기통 근처가 아니라 전등 스위치 근처에 배치한다. 전등 스위치에 붙어있는 '전기를 아끼자'는 메시지가 함께 전달되면 사람들은 재활용에 참여하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는 않았다.

 

권위의 원칙에서 전문가의 권위를 보여주는 것이 설득에 힘이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가 어떤 태도로 이야기하는 것이 더 효과가 클까? 전문가가 확신이 없는 경우에 더 설득의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잘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이야기하고, 불확실한 것은 모호하게 이야기 했을 때 사람들이 더 메세지를 잘 받아들인 것이다. 모든 것을 아는 척하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가 대중과 전문가의 유대감을 형성했기 때문.

 

제품의 가격을 설정할 때, 숫자가 딱 떨어지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15000원과 15230원) 숫자가 복잡할 수록 그 가격이 도출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그 기업은 더 정직하게 가격을 책정하고 소비자를 세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또한 가격의 끝자리가 0일때 보다 9일때 판매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앞자리 숫자가 다르면 사람들의 구매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숫자 차이는 크지 않지만 앞자리와 끝자리는 눈에 금방 들어오기 때문에 이 숫자만 차이가 나도 효과가 있었다.

 

설득의 원칙을 여러가지 섞어서 적용했을 때 상쇄되는 효과도 있다. 예를 들면 호텔에서 수건 재사용을 높이는 경우, 사람들은 자원 사용율을 아끼기 위해서 동참을 한다. 하지만 수건 재사용에 동참하는데 호감을 느끼도록 쿠폰을 제공하면 설득의 효과가 다시 사라져 버렸다. 자원을 아끼는 것과 추가적인 이득을 취하는 것이 서로 반대되는 성격이다 보니 효과가 상쇄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설득의 심리학을 읽고나서 세상 많은 것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책에서 읽었던 일화들 중 연결되는 내용이 몇가지 있다.

 

맥도날드 창업자 레이 크록의 자서전에서 사례가 하나 나오는데, 맥도날드가 처음으로 가격 인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경영진들은 잔돈이 남지 않는 가격선으로 맞추려고 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빅맥이 30센트 였는데, 인상할 때 50센트로 할 것인지 47센트로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었던 것 같다) 잔돈을 주는 것도 힘들거니와 고객들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 하지만 레이 크록의 생각은 달랐다. 잔돈도 돈이기 때문에 단순히 잔돈을 피하기 위해 가격을 더 올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애매한 숫자가 되어 버렸다. 딱 떨어지는 숫자를 피해서 오히려 좋은 선택을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레이 크록이 그렇게 선택을 한 것은 아니긴 하지만...)

 

애플의 신제품 키노트 행사에서 빌 게이츠가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라이브로 인사하는 순서가 있었다. 그런데 빌게이츠의 모습이 너무 크게 나오자,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압도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말았다. 영상을 가득 채운 빌게이츠 얼굴 옆에 서 있는 작은 스티브 잡스의 모습이 대조된 것. 그래서 본의 아니게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도움이 되는 행사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효과가 나타난 것.

 

개인적으로도 교육에서 사용하는 몇가지 전략이 사실 설득의 심리학에서 다룬 원칙이라는 것을 알았다. 발표할 때 청중들이 지루해할까봐 멘티미터라는 툴을 사용한다. 멘티미터는 여러가지 질문에 대한 사람들의 답변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툴이다. 이 툴을 사용하면 사람들의 솔직한 답변을 볼 수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편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간혹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답변이 가장 많이 선택되기도 한다. 의외의 답변이 높아질 수록 사람들이 더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하기 시작한다. 사회적 증거의 원칙이 적용된 결과라고 생각된다. 

발표하는 내용이 참석자 대부분이 동의하지 않는 내용인 경우. 일단 참석자들이 동의하는 내용으로 발표를 시작한다. 내 연구의 단점을 먼저 부각 시킨 후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면서 내가 진짜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를 전달한다. 청중이 갖고 있을 법한 편견을 반대로 이용했는데, 호감의 원칙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설득의 기술은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고, 나도 모르게 활용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원서를 구할 수 있다면 한번 원서로 읽어보면 더 좋을 것 같은 책.